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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 미군 장례식에 유족 대신 시민 수천명이 참석한 이유는

철산. 케네디 2019. 5. 27. 19:22

  한국일보

6·25 참전 미군 장례식에 유족 대신 시민 수천명이 참석한 이유는?


윤한슬

입력 2019.05.27. 14:32

 

 


 

25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스프링 그로브 묘지에 기적이 일어났다.

이곳에서 열린 한 퇴역 군인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못한 유가족 대신 고인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수천 명의 시민이 몰려들어 그를 추모했다.

 

유가족을 대신해 참석자를 모집했던 스프링 그로브 묘지 측은 26일 페이스북에 "베테랑(참전 군인) 헤즈키아 퍼킨스씨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온 수천 명의 애국 시민에게 감사를 전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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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 측 “지역 사회 자랑스러워…모든 분께 감사”

 

 

수천 명의 시민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스프링 그로브 묘지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용사 장례식에 참석했다. 퇴역 군인들이 참전용사를 기리기 위해 경례를 하고 있다. 스프링 그로브 묘지 페이스북 캡처

 

수천 명의 시민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스프링 그로브 묘지에서 열린 한국전쟁 참전용사 장례식에 참석했다. 퇴역 군인들이 참전용사를 기리기 위해 경례를 하고 있다. 스프링 그로브 묘지 페이스북 캡처

 

25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스프링 그로브 묘지에 기적이 일어났다. 이곳에서 열린 한 퇴역 군인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못한 유가족 대신 고인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수천 명의 시민이 몰려들어 그를 추모했다. 6ㆍ25전쟁 참전용사 헤즈키아 퍼킨스(90)씨의 마지막 길에 이렇게 많은 인파가 몰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유가족을 대신해 참석자를 모집했던 스프링 그로브 묘지 측은 26일 페이스북에 “베테랑(참전 군인) 헤즈키아 퍼킨스씨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온 수천 명의 애국 시민에게 감사를 전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묘지 측은 “우리는 (많은) 참가자 수에 겸손해졌고, 스프링 그로브 구성원들과 특히 우리 지역 사회에 자랑스러움을 느낀다”며 “이 이야기가 페이스북과 언론 등에 공유되도록 도와준 모든 분과 참석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식으로든 참여해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수천 명의 시민이 25일 미국 오하이오주 스프링 그로브 묘지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베테랑 헤즈키아 퍼킨스의 장례식에 참석해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있다. 스프링 그로브 묘지 페이스북 캡처

 

 

수천 명의 시민이 25일 미국 오하이오주 스프링 그로브 묘지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베테랑 헤즈키아 퍼킨스의 장례식에 참석해 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 있다. 스프링 그로브 묘지 페이스북 캡처

 

앞서 스프링 그로브 묘지 측은 24일 페이스북에 퍼킨스씨 장례식 참석을 호소하는 안내문을 올렸다. 젊은 시절 한국과 조국을 위해 싸운 군인의 장례식에 참석해달라고 주민들에게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장례식을 불과 하루 앞둔 시점이었다.

 

묘지 측은 “퍼킨스씨는 20년 동안 장례를 준비하고 비용을 선불했지만, 그의 가족이 현재 다른 지역에 살고 있다”며 “퍼킨스씨의 가족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장례를 군장(軍葬)으로 치러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상여를 멜 것”이라면서도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은 장례식장 본점에 연락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다음날인 25일 스프링 그로브 묘지에선 놀라운 상황이 벌어졌다. 고인과는 일면식도 없는 수천 명의 시민이 장례식에 모여 한국전 참전용사를 배웅했다. 실제로 장례식이 끝난 후 페이스북에는 퍼킨스씨 장례식에 다녀온 시민들의 후기가 여러 건 올라오기도 했다.

 

26일 CNN 등에 따르면 장례식에선 군인이 성조기를 전달하는 의식을 거행했고, 묘지 직원들은 가족을 대신해 성조기를 받는 등 장례 절차를 도맡았다. 또 오토바이가 이끄는 수백 대의 차량 행렬, 영결 나팔을 부는 나팔수, 어메이징 그레이스(찬송가)를 연주하는 백파이프 연주자, 제복을 차려 입은 수백 명의 퇴역군인이 퍼킨스씨의 마지막 가는 길을 기렸다. 참전 군인에 대한 예우가 확실한 미국의 시민사회 문화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mailto:1seu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