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표면에 세균 10만~100만 마리.
직장인 이모(33)씨는 하루
3번,
매번 4~5분씩 꼼꼼하게 양치질을 한다.
담배와 커피, 탄산음료는 입에 대지 않고
술도 잘 못 마신다.
그런 그에게 고민이 있다.
바로 입 냄새다.
치과에 갔더니
"혀에 낀 설태(舌苔)가 오랫동안 방치된 것이
입 냄새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설태는 위장이나 간 질환, 빈혈, 구강암 등의
증상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구강 건강의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하루 3~4번 이를 닦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구강 건강에 큰 영향을 주는
혀를 제대로 닦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울대 치대 김태일 교수팀이
치과 환자 4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칫솔모로 혀를 닦는다는 응답자는 53%(262명)였다.
2명 중 1명이 혀를 관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혀를 닦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
혀의 세정 상태가 양호한 사람은
19%(49명)에 불과했다.
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혀 닦기의 중요성을 알고 있으나
제대로 닦는 사람은 드물다.
혀의 위생상태는
전신 건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 어릴 때부터 하루 3번 이상 양치질과 아울러
/원창연 헬스조선 PD
■ 혀 속 세균, 몸 속으로
침투
혀는
표면의 주름과 수분(침)과 영양분 등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
혀에는 잇몸병을 일으키는 '포르피로모나스 진지발리스',
충치를 일으키는 '스트랩토코쿠스 뮤탄스' 등의
세균이 10만~100만 마리쯤 있다.
세균 종류도 500여 종에 이른다.
이 세균들은
잇몸과 치아 사이 등에 침투해
치주 질환과 충치를 일으킨다.
또 음식이나 침을 삼킬 때 몸 속으로 들어가기도 한다.
특히 노화로 침샘의 기능이 떨어져
침 분비가 줄어들면 세균이
몸 속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다.
이처럼 몸 속으로 들어간 세균들은
각종 신체 장기에서
세균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 혀 안 닦으면 골다공증,
구강암 위험
치주질환은
골다공증, 동맥경화증, 심근경색증, 당뇨병 등
전신성 질환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와 있다.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원인균의 상당수가
혀 속에서 서식 또는
증식한다.
미국 치주병학저널(Journal of Periodontology)에
실린 미 버팔로대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폐경 이후 여성들의 잇몸병은 골다공증 발병 위험을
30% 이상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혀 속에 있는
'진지발리스' '포르시텐시스' '인터메디아' '렉투스' 등
4가지 세균이 잇몸병을 일으킬 뿐 아니라,
뼈 손실과도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혀 속 세균은
구강암의 위험도 높인다.
설태를 방치하면 지속적으로 증가한 세균들이
구강 안 점막을 자극해 구강암 발생률을
2배 이상 높이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일상생활에선 입 냄새가 문제다.
입 냄새의 가장 큰 원인은 구강 내 세균이
단백질을 분해하면서 발생하는 '휘발성 황 화합물'이다.
설태가 많을수록 이 화합물이 많이 생겨 냄새도 심해진다.
칫솔질만 하면 구강 내 휘발성 황 화합물의 25% 가량만
없앨 수 있으나,
혀까지 닦으면 80%까지 없앨 수
있다.
■ 혀 안 쪽까지, 가볍게 3~4회
닦아라
혀를 잘 닦으면
입 속 세균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어도
확실히 줄일 수 있다.
그렇다면
제대로 혀를 닦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칫솔로 혀를 닦으려면 요령이
필요하다.
먼저 치아와 잇몸을 닦은 후 물로 입을 헹구기 전에
칫솔모를 이용해 혀 전체를 3~4회 골고루 쓸어 내린다.
그 다음
물로 입 안과 칫솔을 헹군 뒤
입을 크게 벌려 혀를 길게 내민 후,
혀 뿌리가 있는 맨 안쪽 가운데부터 바깥으로
3~4회 다시 쓸어
내리도록 한다.
이렇게 하면
구역질이 나는 사람이 있는데,
숨을 잠깐 멈추고
최대한 가볍게 문지르도록 한다.
설태가 심한 사람은 3~4회 더 문지른다.
정시욱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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