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님
철산 김종길
모진 고난 서른 사연 옷섶에 감싸 안고
한 맺힌 하고픈 말 미소 뒤로 숨기시며
뒤쫓는 가난을 뿌리치기 오십 여년
험한 세상 고생길을 마다 안고 오시느라
꽃같이 곱던 얼굴 세월만큼 주름이내
밤낮으로 일에 묻혀 흐른 세월 모르시고
올망졸망 육 형제를 애지중지 기르시며
일가친척 이웃사랑 내몸 같이 하시더니
당신에 찌든 고생 자식자랑 한 푸시고
백발의 면사포 쓰고 함박웃음 웃으시내
산 넘어 시집올 땐 꿈 많은 소녀시절
가난이 한이 되어 일만하신 새댁시절
많은 자식 길러내려 애태우던 중년시절
자식들 출가하니 고독뿐인 노년시절
치마폭 자락마다 숨은 사연 누가 알리
1983년 어머님 생신 날을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