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을 통해 바라본 노인문제

                                             연극을 통해 바라본 노인문제
                                                                    글 : 송승옥 사회복지사

창석: 휴~ 사는 것이 재미없고, 맨날 사는게 그게 그거고...
곰돌: 아니 뭘 그렇게 혼자 한숨을 쉬고 앉았어? 혼자 고민하지 말고 같이 이야기 하자고! 응? 뭐가 문제야?
창석: 항상 자식 놈이 말썽이지 뭐... 사업한답시고 매번 돈은 빌려가는데, 사업은 잘 안되는 것 같고...
곰돌: 처음부터 주지 말았어야지
수봉: 아, 자식이 죽는 소리하는데 어떻게 안줄 수 있었겠어?
창석: 마누라는 주자고 하고, 나는 안된다고 하고, 지들 부부끼리 맨날 싸우고, 부모 자식간에 사이 안좋아지고, 집사람이 나 모르게 돈해줘서 그것 때문에 또 싸우고... 에이 속생해...
수봉: 나는 그렇게 싸울 남편이 있었으면 좋겠네. 아주 요즘 같아서는 외로워 죽겠어. 자식들만 반대하지 않으면 재혼해서 새인생 꾸리고 싶어.
곰돌: 아이고! 혼자 사는게 편치! 우리집 마누라는 매일 골골골 대는게 아주 듣기 싫어 죽겠어. 뭐 집안일도 제대로 하는게 없고 나 아니면 안된다니까!
창석: 허허, 여기저기 고민 없는 사람이 없구만...


 위 대사는 어르신들에 의해 만들어진 연극이 오정아트홀 무대에서 보여진 첫 장면입니다.
 연극이 이어지는 동안 관객과 배우들은 하나가 되어 함께 고민하고, 함께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어르신들의 삶이 어르신들의 목소리를 통해 연극으로 만들어 졌기 때문입니다. 우리 어르신들은 자녀 혹은 배우자와의 갈등, 재혼, 건강 등에 많은 관심과 문제를 안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고민속에 빠져있음을 연극교육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노인이 되면 4가지 고통을 겪게 되는데, 그것은 빈고(貧苦), 고독고(孤獨苦), 무위고(無爲苦), 병고(病苦)라고 합니다. 이러한 고통으로 하루에 13명꼴로 자살을 한다고 합니다. (60세 이상 노인층 자살자는 최근 5년간 1만8793명으로 전체의 28.6%로 그동안 자살 최다 노출 연령층으로 알려진 41~45세 남성들의 자살률 24.1%(1만 5848명)를 넘어섰다. 또한 2006년도 상반기 노인학대 통계에 따르면 언어적 학대(44%), 방임(23%), 신체(17%) 및 금전(12%)적 학대 등 다양한 유형의 학대는 가족에 의한 것(90.4%)이 대부분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극에서 어르신들의 대사를 통해 이야기 되고 있지만 자식들의 사업자금을 도와주다가 집한채 가지고 있던 것마저 경매로 넘어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을 통해서도 쉽게 들을 수 있습니다.
 최근 대도시를 중심으로 콜라텍이 성업을 이루고 있다고 합니다. 일주일에 두세번 콜라텍을 찾는다는 이 모(69세)어르신은 "입장료 2,000원을 내면 하루종일 춤을 추며 스트레스를 풀 수도 있고, 마음에 맞는 이성친구와도 교제할 수 있어 콜라텍이 노인들에게 줄거움을 주는 곳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처럼 어르신들은 연극을 통해 4가지 고통을 호소하시고, 이어서 그에 대한 해결책도 어르신들이 적극적으로 만들고 계십니다.연극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재혼을 희망하는 어르신은 가족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이성을 소개받아 여행을 떠나고, 건강이 좋지 않던 어르신은 친구의 권유로 복지관에 나가기 시작하면서 건강이 회복되었습니다. 그러나 자녀의 사업실패로 집이 경매로 넘어가 길거리에 나 앉게 된 어르신의 가족문제는 끝내 해결되지 못하고, 어르신이 복지관에서 진행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에 도전하여 새로운 삶을 개척하기로 다짐하며 연극은 끝이 납니다.

연극을 통해 무대에서 연기를 하신 어르신과, 객석에서 관람하신 어르신 모두 한결같은 바램을 가지고 계십니다. 또한 복지관에서 종사하고 있는 사회복지사들도 희망을 품어봅니다. 어르신들이 이 세상에서 호흡하는 동안 '노인의 4고(苦)'로 힘들지 않고 행복한 노후를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