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셔온 시/모셔온 시

깃발

철산. 케네디 2016. 8. 15. 03:47


깃발/ 유치환

희망의 문학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저 푸른 해원(海原)을 향하여 흔드는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理念)의 푯대 끝에

애수(哀愁)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

아! 누구인가?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단 줄을 안 그는.





희망의 문학 요점 정리

희망의 문학 작가 : 유치환

희망의 문학 갈래 : 자유시

희망의 문학 율격 : 내재율

희망의 문학 성격 : 상징적. 낭만적. 역동적

희망의 문학 구성 :

    1-3행 : 깃발의 역동적 모습

    4-6행 : 깃발의 순수한 열정과 애수

    7-9행 : 인간 존재의 동경과 좌절의 고통


희망의 문학 제재 : 깃발

희망의 문학 주제 : 이상향에 대한 향수와 그 비애. 이념에 대한 향수와 그 좌절

희망의 문학 특징 : 도달할 길 없는 이상을 향한 마음을 표현한 작품으로

① 남성적 목소리. 강건하고 장중한 어조로 나가다가 비장감에 찬 목소리로 반전됨

② 이상향을 향한 의지를 푸른색으로, 이상향에 이르지 못하는 비애를 흰색으로 형상화함. (색채에 의한 시각적 심상)   

③ 은유와 직유, 영탄과 도치 등의 기법이 주로 쓰였고, '펄럭임'가 '매어 있음'이라는 깃발의 두 속성을 통해 이상향에 대한 인간의 동경과 근원적 한계라는 주제를 표현함

희망의 문학 출전 : <조선문단>(1936)

희망의 문학 내용 연구

깃발[아우성, 손수건, 순정, 애수, 마음은 깃발의 보조 관념]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깃발로 모순 형용 - 깃발의 펄럭임(은유, 역설적 표현, 공감각)을 통해 이상향을 위해 몸부림치는 인간의 실존적 모습을 빗댐]

저 푸른 해원[생명의 본향. 영원의 세계, 이상향]을 향하여 흔드는[나부끼는(의인)]

영원한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생명의 본향을 위한 향수 / 깃발의 보조 관념(은유) / 이를 길 없는 영원의 세계]. - 영원의 세계에의 동경(기)

순정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고[깃발로 순정의 설레임 - 깃발의 펄럭임(직유) / 바람에 나부끼는 것은 깃대에 묶여 있기 때문인데, 이는 얽매일 수밖에 없는 인간의 실존적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오로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깃대 / 깃발을 묶어두고 있는 것으로 결국 이상을 추구하기는 하되 도달할 수 없는 운명적 한계] 끝에

[동경하는 영원의 세계에로의 - 구상적 내용 → 깃대 끝

맑고 곧은 지향(志向) - 비유적 내용 → 본향을 그리는 마음]

애수['백로'의 원관념 /깃발의 보조 관념]는 백로['푸른 해원'과 대조적인 시각적 심상]처럼 날개를 펴다.[깃발의 펄럭임. '애수'의 색조적 형상화(백색)]

- 영원의 세계에의 의지(서)

아! 누구인가?[깃발을 처음 고안하여 단 사람(영탄법) / 이상향에 도달하지 못하는 좌절에서 오는 탄식]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깃발'의 내용적 보조 관념. 이를 길 없는 / 영원의 세계를 향한 염원과 그 좌절의 비애]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안 그는[도치법]. - 영원의 세계에의 좌절(주제행-결) 

           

 

원관념

보조관념

구분

이 것 (깃발)

아우성, 손수건, 순정, 애수, 마음

은유

순 정

물결

직유

애 수

백로(푸른 해원과 대조)

 

 

 아! 누구인가?

영탄

 

이렇게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맨 처음 공중에 달 줄을 한 그는

도치


희망의 문학 이해와 감상

 '깃발'을 통해 이상적인 세계에 대한 동경과 좌절을 노래한 작품읻. 여기서 '깃발'은 먼 바다를 향해 처절할 만큼 줄기차게 나부끼는 모습으로 그려지는데, 이는 도달하기 어려운 이상을 추구하는 인간의 실존적 몸부림을 상징한다. 다양한 이미지를 구사하여 동경과 좌절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드러내면서 인간 존재의 모순과 고뇌를 그린 작품이다. 인간이 지상에 발을 디디고 살아가야만 하듯이 깃발은 깃대에 묶여 존재한다. 그리하여 깃발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에 묶여서 '애수'의 날개를 펼 수밖에 없다. 인간이 바라고 도달하기 원하는 세계는 대체로 불가능한 경지이다.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끝없이 애쓰고, 결국 슬퍼하는 것이 인간의 모습이다.

이해와 감상1

  깃발은 5가지 보조 관념(아우성, 손수건, 순정, 애수, 마음)으로 비유로 깃발에 내포된 원관념을 다양화시켜 이 시의 주제를 선명하게 부각시키고 있다.

 1-3행은 초월적 세계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를 깃발에 비유하여 제시하고 있다. 시적 화자는 동경, 향수의 대상인 초월적 세계, 이상적 세계를 푸른 해원에 비유하고 깃발을 그러한 세계에 대한 향수의 손수건에 비유한다. 전반부에서 주목되는 것은 깃발의 상징적 이미지를 역설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초월적 세계에 대한 동경을 깃발의 펄럭이는 모습에 비유하고 소리 없는 아우성이라는 모순 형용으로 표현한 것이 그것이다.

 4-6행은 초월적 세계에 대해 갖는 향수를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순정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시적 화자는 초월적 세계에 대한 향수가 순수한 애정, 맑은 이념에서만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그러한 향수를 불가능한 것에 대한 그리움으로 인식함으로써 그것을 애수로 즉 '애수는 백로처럼 날개를 펴다'라고 표현했다.

 7-9행은 이러한 불가능한 것에 대한 그리움과 향수의 의미를 질문한다. 물론 이는 문자 그대로 깃발을 단 사람에게 묻는 것이 아닐 것이다. 시적 화자는 앞에서 제시한 초월적 세계에 대한 향수와 그것의 불가능성이라는 역설적 상황의 의미를 질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덧붙인다면, 이 시가 발표 당시의 상황을 관련하여 볼 경우, 상기시켜 주는 정서는 일제의 침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아우성이며 망국의 서러움에서 노스탤지어를 느끼는 애수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 시가 쓰여진 시절의 깃발을 보는 독자들은 기쁨보다는 애상적 감상이 앞서게 된다.

이해와 감상2

 이 시는 청마 초기시의 주된 정조인 연민과 애수의 서정을 통하여 존재론적 차원의 허무의 문제를 제기한 작품으로서 유치환의 시 중에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전체 9행으로 연 구분이 없는 이 시는 비유적 비교와 반어적 대조를 통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 진술(陳述)에 의존하여 대부분 관념시가 되고 있는 일반적인 유치환의 시에 비해, 이 시는 체험의 윤리적 의미를 중시한 수사적 차원의 방법을 택함으로써 진술 대신 다양한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다.

 이 시는 중심 이미지인 깃발 에  아우성, 손수건, 순정, 애수, 마음이라는 5개의 참신한 보조 관념이 연결된 확장 은유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곧 깃발은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으로 푸른 해원이라는 이상향을 동경하는 순정을 상징하며, 애수와 마음은 이상향에 끝내 도달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좌절의 표상이다. 그러므로 푸른 해원의 하얀 깃발이라는 색채의 대조 속에는 이 두 상반된 태도가 적절히 대응되어 있다.

 다시 말해, 깃발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서 이상향을 향한 아우성의 몸짓으로 의지와 집념의 자세를 보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깃대를 떠날 수 없는 숙명적 존재임을 깨닫고 절망하고 만다. 결국 이 작품은 이상향에 도달하지 못해 절망하는 감상적 허무와, 영원히 실현될 수 없는 이상인 줄 알면서도 끝끝내 포기하지 못하는 인간 존재의 모순과 고뇌를 깃발의 펄럭이는 모습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1행에서는, 깃발이 펄럭이는 시각적 이미지를 소리 없는 아우성이라는 청각적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다. 그러한 공감각적 이미지 구사를 통해 깃발의 펄럭이는 모습이 힘차고 격렬하지만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어서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상태임이 드러난다.

 2행과 3행에서는 깃발을 다시 푸른 해원을 향해 흔드는 노스탤지어의 손수건으로 비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깃발이 바닷가에서 흔들리고 있음을 연상하게 되고, 나아가 그것이 바닷사람들과 무관하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특히 해원과 노스탤지어는 외래어들이지만 시인의 강렬한 의지 같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시어들이다.

 4행에서는 직유법이 활용되고 있다. 이제 깃발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는 순정으로 비유된다. 그러니까 깃발은 제1행에서의 강렬한 이미지나 저돌적 은유에서 벗어나 아주 상식적인 차원으로 후퇴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한 경향은 5행과 6행에서도 엿보인다. 여기에서 깃발은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 끝에 서  백로처럼 날개를 펴는 애수로 비유된다. 이상에 대한 동경과 그것을 성취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번민과 회의가 아주 잘 드러나고 있다. 특히 맑고 곧은 이념의 푯대와  물결같이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의 대조를 통해 그것이 절정을 이룬다.

 7행에서 9행까지는 다시 회의와 번민에서 벗어나 시인의 강렬한 의지를 보여 주고 있으며, 우리 독자들에게 삶의 경이를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물론 여기에서 제기된 물음은 슬프고도 애닯은 마음을 공중에 맨 처음 달 줄을 안 사람이 누구인가가 아니라, 서정적 조화가 불가능한 초월적 세계에 대한 향수와 좌절이라는 근원적 문제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

 비극적 세계관의 근원이 되고 근대를 특징 지울 수 있는 자아와 세계, 이상과 현실, 현상과 초월이라는 근원적 조건을 표상하고 있는 것이 이 시에 나타난  깃발 로 보인다.

이해와 감상3

 '깃발'은 향수의 표상이다. 이 '향수'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자기가 실제로 태어나서 자란 고향을 지향하는 'homesickness'와, 이상향이나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는 'nostalgia'가 그것이다. 전자는 과거 지향적이고, 후자는 미래 지향적이다. 전자는 자기가 태어난 고향에서 자기 동일성(정체감, self-identity)을 확인하려는 태도이며, 후자는 미래 지향적인 미지의 세계에서 자기 동일성을 발견하려는 설렘이다.

 그런데, '깃발'의 제1행∼제5행에는 이 같은 동경과 향수의 심상이 역동감(力動感) 있게 제시되지만, 제6행 이하는 좌절의 비애를 표상하고 만다.

 '깃발'은 존재와 지향 욕구의 모순과 부조리를 표상한다. 이상향에 도달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무모하게 도전해 보는 반어(irony)가 '깃발'이라는 시의 의미이다. '깃발'은 동경과 좌절을 동시에 표상하는 낭만적 아이러니의 상징이다.

 "아! 누구인가?"에서 반전(anticlimax)되는 이 시는, 지향적 욕구와 존재적 유한성 사이에서 갈등을 일으키다가, 마침내 좌절과 환멸의 바닥으로 하강하고 마는 존재의 비극성을 확인시킨다.

희망의 문학 심화 자료

희망의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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