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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은 국력이고 기술보호는..( 2007년 향우지 제4호))

철산. 케네디 2017. 8. 3. 13:25

                                 첨단기술은 국력이고 기술보호는 당면과제다

                                                                                                                    김종길

 

나는 시골에서 자라면서 농경사회를 경험했고 철이 들어 도시로 나오면서 산업사회를 경험했다. 그리고 지금은 세계에서도 앞서가는 정보강국이 되어 정보사회에 살고 있다.

 

농경사회에서 가장 귀하게 간직한 것은 양곡이었다. 생존의 기본문제인 먹는 것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때는 곡간의 열쇠를 가진 사람이 실권자 이였다.

그 후 산업사회로 발전하여 차츰 의식주가 해결되면서 한 때는 백색전화가 있는 것이 부의 척도였고 그리고 자동차를 가졌는지 여부가 부와 인격의 척도가 되는 시대도 있었다. 이제 휴대폰도 초등학생이 가지고, 시장을 가면서 자가용을 이용할 정도가 되었다. 물자가 귀한시절에는 기업에서는 제품의 생산능력이 기업을 평가하는 기준이 됨으로서 제품과 자재창고를 관리하는 자가 실권자였으나 그 다음은 돈을 관리하는 자가 실권자가 되었다.

 

오늘날 정보사회는 지식과 정보를 가진 엘리트계층이 이사회에 현실적인 생활은 물론 장래가 보장되기 때문에 좋은 직장과 고위직을 독점하고 있다. 그러기에 강남학군이 화두가 되고 외국유학을 보내면서 기러기 아빠가 생기는 현상은 남들보다 많은 지식을 가지기 위해서다. 이러한 지식도 남들보다 월등해야 하고 그 지식도 새로운 정보와 지식, 그리고 그 지식을 활용할 줄 아는 지혜를 가진 사람이 대우를 받는 것이 정보사회의 특징이다.

어릴 때에 농경사회를 살면서도 삼시 세 끼니를 먹지를 못하고 굶는 것을 밥 먹듯

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그래서 아직도 음식을 버리는 것을 죄악으로 생각하는 잠재의식이 있다. 그 때 소원은 배불리 쌀밥을 먹어보는 것이었다.

아직도 내 평생에 가장 맛있는 음식은 제사음식이라고 서슴지 않고 말한다.

죽도 제대로 못 먹던 시절 이웃집에서 제사를 지내고 새벽 3시경에 나이 많은 할머님 몫으로 보내 준 쌀밥 한 그릇에 5색 나물에 비벼서 먹는 쌀밥 많은 식구 때문에 몇 술의 그 맛이 내 고향의 아련한 향수와 함께 영원히 잊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도 70평생을 살면서 웬만한 고급 음식도 먹어보았으나 그 어떤 특급요리보다 아직도 가장 맛이 있는 음식을 제사 밥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당시 어느 집이나 간혹 어머님이 시집오시면서 가져온 결혼패물인 금가락지와 비단옷이 안방 장롱에 고이 간직되어 있었고 그 값이 곡간에 있는 제사 때 쓸 쌀과 양곡보다 더 가치가 있었으나 안방문은 항상 열려있었고 곡간문은 항상 자물쇠로 잠겨져 있었다. 농경사회에서는 가장 귀하고 중요하게 보호할 가치는 바로 양곡이었고 그것이 부의 척도였기 때문이기도 하였다. 곡간 열쇠를 가진 사람이 그 집안의 가장 실권을 가지게 되므로 시어머님이 며느리에게 그 열쇠를 넘겨주는 것은 애를 둘 셋을 낳고 믿을 만할 때 비로소 곡간 열쇠를 며느리에게 넘겨주었다.

어릴 적에 곡간 열쇠를 가진 어머님에게 막내 삼촌이 술값을 갚기 위한 간절한 부탁으로 곡간열쇠를 열고 쌀 몇 되를 주면서 큰 음모라도 꾸미는 것처럼 쉬쉬하는 것을 본 것이 지금 생각하면 웃음이 나오지만 당시만 해도 만약에 할머니나 아버님이 아셨다면 대단한 사건일 수도 있었다. 그 시절 양곡은 그 만큼 보호할 가치가 있는 귀중한 것이었다.

 

산업사회로 변하면서 농촌인구도 공장으로 도시로 나와 공순이, 공돌이 생활을 할지라도 도시로 가는 것이 동경의 대상이 되었고 비록 온갖 고생을 하면서도 명절날 번드레한 양복에 시계라도 차고 시골에 나타나면 부러움의 대상되었다.

산업사회는 우리로 하여금 보리 고개를 잊게 함으로써 농경사회의 중요한 가치를 가진 양곡은 산업물자에 그 자리를 빼앗기게 되고 말았다.

안방에 라디오에서부터 TV로 고급가전제품이 자리를 잡자 곡간의 열쇠가 안방 문에 걸리게 되었고 물자를 중요시하는 산업사회로 변하게 되었다. 이러한 산업사회에서 기업은 자재창고와 제품창고의 열쇠를 관리하는 사람이 사실상의 실권자가 되었고 후기 산업사회는 돈을 만지는 사람이 실권자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물자와 자본이 지배하는 산업사회는 어느덧 정보사회에 그 자리를 물려주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급속히 변하여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농경사회와 산업사회에서 중요한 양곡과 물자 및 돈은 창고나 금고에 넣고 자물쇠로 잠그고, 그것도 못 미더우면 경비원을 새워서 도둑을 막고 보호할 수 있었다.

 

정보사회란 정보가 가장 중요한 가치를 가지면서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정보가 대량으로 신속하게 전달되는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정보사회는 새로운 지식을 지혜롭게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가정과 직장 및 국가의 큰 자산으로 기업에서 대우받고 국가에 큰 공헌을 하는 창조적인 사회를 이끌어 간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그 분야의 세계를 리드하는 세상이다. 빌게이cmWindows라는 프로그램하나로 세계 인터넷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세계최고의 갑부가 되었다.

사람과 정보가 결합되면 최고의 전문가가 되고, 물자와 정보(기술)가 결합되면 최고의 첨단제품이 되며, 돈과 정보가 결합되면 재테크(돈벌이)가 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평범함은 실업자요, 우수함은 현상유지이며, 특출함은 부와 명예를 얻는 것이 정보사회의 특징이다. 정보사회는 남다른 정보(지식. 지혜. 기술. 기능)가 없으면 낙오자가 되는 것은 개인뿐만이 아니고 기업은 퇴출이고 국가는 국력이 약화되어 후진국으로 밀려난다. 현실사회는 생존의 게임이기에 남들이 알고 있고 남들도 할 수 있는 평범한 지식과 정보로는 직장인도, 기업도, 국가도 성장할 수 없다.

 

문제는 이러한 지식과 정보는 대체적으로 무형이다. 지식은 무형이기 때문에 머리에 들어있을 수 있고. 잊어버리지 않기 위하여 문서로 남기거나 컴퓨터에 저장해 두어도 보이는 것은 종이요(글을 모른다면) 컴퓨터지 거기에 적혀 있는 내용과 저장된 정보는 무엇이 있는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정보는 무형이기 때문에 양곡과 물자처럼 자물쇠로 잠굴 수도 없고 사람이(경비원) 지킬 수 없는 것이 정보의 특징이다.

 

농경사회는 농토와 힘이 센 일꾼만 있으면 되었다.

산업사회는 물자가 부족하여 돈이 있고 제품을 조립하는 기능공만 있으면 품질과 기능을 따지지 않고 물건이 팔려나가 회사는 운영할 수 있었다.

정보사회는 첨단기술(정보)하나만 있으면 돈은 투자할 사람이 너무 많아 걱정할 정도이니 모든 문제는 자동적으로 해결된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말과 같이 첨단전문가 한사람이 10,000명을 먹여 살리는 것이 정보사회다. 남들은 도저히 할 수 없는 정보(기술)를 가진 자는 봉급을 요구하는 대로 다 주고도 서로 모셔가겠다고 업체간에 경쟁하는 것이 정보사회의 특징이다. 그래서 정보사회를 지식사회라고도 한다.

 

정보사회에서 개인의 신상정보 등 각종 개인정보도 정보통신이 발달되어 사회생활을 하면서 쓰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이고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어 사회문제가 된지 오래다. 이러한 개인정보의 보호는 현금보다 더 소중히 보호하지 않으면 큰 재앙을 불러 올 수 있다.

개인의 정보는 주민등록번호, 개인번호(ID), 카드비밀번호, 주소, 재산, 가족관계 등등 개인을 특징적으로 알 수 있는 정보다.

주머니에 있는 돈 백 만원과 차고 있는 금시계는 잃으면 그 돈의 가치와 그 시계의 가치만큼 상실한다. 그러나 개인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및 은행통장 번호, 인터넷상 의 개인비밀번호를 다른 사람이 알면 전혀 예상치 못하는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플라스틱 신용카드는 은행에서 무료로 발급해 준다. 만약 이것으로 외국에서 물건을 사고 한눈파는 순간 복제되어 엄청난 피해를 보는 것을 뉴스에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만약에 개인이 국가기관에 근무하거나 기업체에 근무하는데 ID와 비밀번호를 누가 알고 있다면 그 국가기관의 정보와 기업의 정보를 다 빼내 올 수도 있다. 이 얼마나 끔직한 일인가. 그래서 개인은 돈과 재물보다 더 중요시해야 할 것이 정보사회의 개인정보보호다.

특히 기업이 갖고 있는 첨단기술정보와 국가가 보호해야 될 국방, 외교정보 등은 문서화 되어있거나 전자문서로 저장되어 있다. 그런데 이러한 정보는 무형이기 때문에 원본에 아무런 손상 없이 복사하여 유출할 수도 있고, 팩스나 전화로 알려 줄 수도 있는가 하면 그 흔한 카메라와 카메라 폰으로 촬영하여 유출 할 수 있다.

하드디스크 및 서버에 저장된 전자문서는 보호해야할 임직원이 아무도 모르게 이메일 유출, CD, USB메모리스틱에 복사 유출하는 경우가 80%내지 90%이고, 외부에서 PC 또는 기업의 서버에 저장된 정보를 해킹하여 침해가 가능한 것이 정보가 무형이기 때문에 침해는 용이한 반면 침해되어도 전문가가 아니면 발견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개인의 신상정보, 기업의 첨단기술정보 및 국가의 중요한 정보가 유출되어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도하는 신문이나 방송에 사건사고가 발표되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이다.

 

1990년도 초반부터 세계를 하나의 경제시장으로 변하게 한 UR협정문에 기반을 둔 WTO (World Trade Organization)체제의 발족과 국가간의 FTA는 국경 없는 경제전쟁이 시작되었고, 한 때 존폐위기에 몰렸던 각국의 정보기관은 재빠르게 기술첩보와 산업정보 수집 및 산업보안에 역점을 둠으로서 그 존재가치를 더욱 굳혀 가고있다.

 

우리나라 정보기관도 정치군사정보를 침해하는 고전적인 간첩을 잡는 일은 뒷전으로 물러나고 산업스파이를 잡는데 집중함으로서 국민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고 있다.

국가의 경제력은 기업의 경제활동에 근거함으로 기업의 경쟁력이 결국 국력에 기반이다. 기업의 경쟁력은 첨단기술의 유무에 따라 결정된다. 우리나라가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발 돋음 한 것도 전자전기 기술, 정보통신기술, 조선기술 등 일부산업이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했든 것이다.

 

이로 인하여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우리나라의 첨단기술을 훔치기 위하여 혈안이 되어있으나, 아직도 기업들은 첨단기술을 보호하는데 미흡하여 우리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심각한 현실이다. 국가정보원의 발표에 따르면 매년 30여건의 기술유출사건을 적발하고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2003년 이후 지금까지 약 119조원의 국부가 유출 되는 큰 손실을 가져올 뻔하였다고 발표한바 있다.

 

외국의 학자들은 기술유출사건의 15%정도가 발견되고 85%는 발견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으므로 발견되지 않는 피해는 그 상상을 초월한다고 본다.

미국은 연간 총 투자하는 2,700억불의 연구개발비(R&D)보다 산업스파이로 2500억 내지 3000억불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판단하고 국가와 기업 및 협회 등이 그 보호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지나간 냉전시절에 간첩이 노리는 국가정보는 정부기관은 말할 것도 없이 시. . 구마다 있는 반공연맹이라는 관변단체가 귀가 따갑도록 반공과 간첩잡기를 독려하기도 하였다. 간첩이 사진 몇 장 찍어 가거나 국가정보를 수집한들 당장 피해를 주는 경우는 무장간첩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오늘날 국력의 기반이 경제력이요, 경제력의 기반인 첨단기술정보가 유출되면 기업과 국력이 흔들린다. 그럼에도 산업스파이를 잡자는 구호도, 이를 주장하는 단체도 없다. 정보수사기관이외는 관심도 없다가 정부가 비로소 요즈음 관심을 가지기는 했지만 너무나 때늦은 감이 든다.

 

                             

미국의 그 유명한 브루킹스연구소는 오늘날 기업의 가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지적재산의 가치가 마이크로소프트사는 95%, 나이키사가 86%, 코카콜라는 77%이고 기업전체 평균이 70%라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 기업은 30%의 눈에 보이는 물적 재산보호(물건)에 역점을 두는 산업사회보안의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보사회에서 무형의 지적 정보재산인 70%를 보호하는 의식의 변화와 첨단기술을 보호하기 위한 정부. 기업. 국민의 획기적인 대응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대기업은 90년도 중반부터 기술유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어느 정도 기술보호체제를 갖추고 있으나 중소기업은 기술보호에 대한 재정적인 문제와 기술적 문제 및 전문 인력을 확보할 여력이 없을 뿐 아니라 정확한 중요성과 심각성의 인식도 미흡한 실정이다.

 

국민개인의 고용창출과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기업의 경쟁력이다.

기업은 국경도 없는 지역적인 무한경쟁, 시작도 끝도 없는 무기한의 경쟁, 기술과 기능, 품질, 가격, A/S 등 기업자체적인 능력과 진출국의 정치 경제적인 환경, 제도와 관습, 문화의 차이 등 기업의 경쟁에 미치는 요소는 너무나 다양하여 경쟁방법도 무한하다. 경쟁의 중심에 첨단기술의 개발과 이를 보호하고 활용하는데 있는 것이다.

 

개인의 정보와 기업의 첨단기술정보 및 국가의 중요한 정보는 상호 밀접한 관계가 있고 이를 보호하는 것은 국가와 기업 및 국민의 노력 없이는 첨단기술의 유출로 국민은 직장을 잃게 되고 기업 또한 성장할 수 없으며 국가도 선진국에 진입할 수 없는 명확한 사실을 인식하고 획기적인 대응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21세기는 정보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2500년 전에 손자는 이미 知彼知己百戰百勝의 전법은 군사전쟁이나 기업의 무한 경쟁 또는 개인간의 선의의 경쟁에서도 한 치의 오차 없이 적용되는 만고의 진리다.

경쟁상대의 정보를 정확히 알고 나의 경쟁능력의 핵심인 첨단기술을 보호하여 독점사용하면 아무리 치열한 무한경쟁에서도 반드시 이길 수 있다.

그 것이 정부와 기업 및 국민이 합심해서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이다.

 

                                                     밀양향우지 영남루 제3. (2007P 80~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