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앞에 봄이 있다 –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김종해
김종해 [ 金鍾海 ]
김종해의 작품은 시민들의 생활을 형상화하면서 강한 현실인식을 보여주었으며, 강한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독자와의 공감을 확대시키는 미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
출생 1941. 7. 23.
출생지 부산광역시
데뷔 1963. 자유문학 신인문학상에 시 「저녁」이 당선
1941년 7월 23일 부산 출생. 국학대학 국문과를 졸업했으며 1963년 3월 『자유문학』 신인문학상에 시 「저녁」이 당선되었으며, 1965년에는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내란」이 당선되었다.
『나라사랑』, 『심상』 등의 편집에 참여하면서 전문 출판인으로 활동하면서 『현대시』 동인으로 참여하였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이사, 한국시인협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도서출판 문학세계사의 사장으로 있다. 1966년 첫 시집 『인간의 악기』를 발간하였고, 이후 『신의 열쇠』(1970), 『왜 아니 오시나요』(1979) 등을 간행하였다. 1982년에는 고려 시대 노예 해방의 기수 만적(萬積)의 일대기를 그린 장편서사시 『천노(賤奴), 일어서다』를 간행하였다. 1986년 시집 『항해일지』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작품은 시민들의 생활 역정을 형상화하면서 강한 현실인식을 보여주었으며, 강한 개성을 드러내면서도 독자와의 공감을 확대시키는 미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90년 이후에는 『바람부는 날은 지하철을 타고』(1990), 『별똥별』(1994), 『풀』(2001), 『봄꿈을 꾸며』(2010), 『눈송이는 나의 각을 지운다』 (2013) 등을 간행하였으며, 시선집으로 『무인도를 위하여』(1992), 『누구에게나 봄날은 온다』 (2008), 『우리들의 우산』 (2012) 등을 펴냈다. 1982년 제28회 현대문학상, 1985년 제10회 한국문학작가상, 1995년 제27회 한국시인협회상, 2002년 제10회 공초문학상을 받았다.
경력사항
나라사랑 편집 참여
심상 편집 참여
현대시 동인 활동
신년대 동인 활동
한국시인협회 사무국장
대한출판문화협회 이사
1994년 ~ 문학세계사 사장
수상내역
1963년 작품명 '저녁' - 자유문학 신인문학상에 시 「저녁」이 당선
1965년 작품명 '내란' -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내란」이 당선
1986년 작품명 '항해일지' - 한국문학작가상
1995년 한국시인협회상
2002년 공초문학상
작품목록
인간의 악기
신의 열쇠
왜 아니 오시나요
천노, 일어서다
항해일지
바람부는 날은 지하철을 타고
무인도를 위하여
별똥별
풀
봄꿈을 꾸며
눈송이는 나의 각을 지운다
누구에게나 봄날은 온다
우리들의 우산
출처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책보러가기
[네이버 지식백과] 김종해 [金鍾海] (한국현대문학대사전, 2004. 2. 25., 권영민)
장경렬(서울대학교 영문과 명예교수
삶과 존재에 대한 경험적 통찰과 함께 따스하고 서정적인 시편을 발표해왔던 한국 시단의 원로 김종해 시인이 12번째 신작시집『늦저녁의 버스킹』을 묶어냈다. 시집 『모두 허공이야』를 간행한 지 3년 8개월 만이다. 신작시집『늦저녁의 버스킹』은 간결하고 함축된 언어로 삶과 자연의 섭리와 깨침뿐만 아니라 시의 새로운 서사까지 담고 있어 아름다운 서정시를 읽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준다.
늦저녁의 버스킹
나뭇잎 떨어지는 저녁이 와서
내 몸속에 악기樂器가 있음을 비로소 깨닫는다
그간 소리내지 않았던 몇 개의 악기
현악기의 줄을 고르는 동안
길은 더 저물고 등불은 깊어진다
나 오랫동안 먼 길 걸어왔음으로
길은 등 뒤에서 고단한 몸을 눕힌다
삶의 길이 서로 저마다 달라서
네거리는 저 혼자 신호등 불빛을 바꾼다
오늘밤 이곳이면 적당하다
이 거리에 자리를 펴리라
나뭇잎 떨어지고 해지는 저녁
내 몸속의 악기를 모두 꺼내어 연주하리라
어둠 속의 비애여
아픔과 절망의 한 시절이여
나를 위해 내가 부르고 싶은 나의 노래
바람처럼 멀리 띄워 보내리라
사랑과 안식과 희망의 한때
나그네의 한철 시름도 담아보리라
저녁이 와서 길은 빨리 저물어 가는데
그 동안 이생에서 뛰놀았던 생의 환희
내 마음속에 내린 낙엽 한 장도
오늘밤 악기 위에 얹어서 노래하리라
김종해 시인의 이번 시집에는 바로 전에 출간한 시집인 『눈송이는 나의 각을 지운다』(2013)나 『모두 허공이야』(2016)에서조차 감지하기 어려웠던 무언가 색다른 것이 있다. 시어가 한층 더 평이해졌고, 시적 진술도 형식의 구속에서도 한층 더 자유로워졌다. 그뿐만 아니라, 시적 소재도 평범한 사람들과 사물들 및 그것들이 존재하는 낮고도 낮은 세상의 체취가 한층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것으로 바뀌었고, 또한 다양해졌다.
—장경렬(서울대학교 영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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