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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 구양숙

철산. 케네디 2020. 3. 25. 12:16

 

봄날은 간다

                                  구양숙

 

 

이렇듯 흐린날엔

 

누가 문앞에 와서

 

내 이름을 불러줬으면 좋겠다

 

 

보고싶다고

 

꽃나무 아래라고

 

술 마시다가

 

목소리 보내오면 좋겠다

 

 

난리난듯

 

온 천지가 꽃이라도

 

아직은 니가 더 이쁘다고

 

거짓말도 해 주면 좋겠다.

 

 

     

 

구 양 숙 시인

              

대구에서 활동하는 구양숙 시인이 시집 '사랑은 늘 목마르다''세상이 참 조용하다'를 도서출판 그루를 통해 잇달아 출간했다.

시인은 지난해 출간한 시집 '봄날은 간다''누구도 아닌 당신에게'에 이어 1년 만에 또 두 권의 시집을 내는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세 번째 시집 '사랑은 늘 목마르다''그리운 풍경' '겨울 우포늪' '꽃그늘 아래' 84편과 허형만 시인의 해설 '동경하는 시인, 충만한 영혼'을 실었으며, 네 번째 시집 '세상이 참 조용하다''지산에 내리는 눈' '죄 없는 봄꿈' '옛 그림자' 81편과 이태수 시인의 해설 '겸허한 자기성찰, 승화된 사랑법'을 담았다.

구양숙의 첫 시집과 두 번째 시집의 해설에서 이태수 시인은 '발랄하고 거침없는 언어행진과 첨예한 감수성, 분방한 상상력과 기지 넘치는 해학, 서사적인 구어체 구문 등은 뚜렷한 특징을 받쳐 주었다며 '근작 시들은 여전히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필연적인 구도 속의 완만한 변모와 원숙한 경지를 새롭게 일구는 진화의 모습을 보여 준다'고 평가했다.

 

구양숙 시인의 근작 시들은 또한 일상적 현실에서 마주치는 사물이나 풍경들은 겸허한 자기성찰로 귀결되는 마음의 그림으로 형상화하면서 사소한 것들에서조차 위안과 행복을 발견하는가 하면, 토속적이고 향토적 서정에 천착하는 사투리 시를 통해서도 마음의 본향으로의 회귀를 꿈꾸며 특유의 희화적 언어와 질박하게 눙치는 어조 구사로 또 다른 개성을 강화해 보이고 있다.

1991'우리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구양숙 시인은 '서설시'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결같이 사랑에 시작(詩作)의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그 사랑이 초기에는 고통과 갈등, 좌절과 방황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점점 체념과 관용, 미련과 그리움의 정서로 변용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각권 1만원.

매일신문 배포 2018-10-30 10:06:58

한상갑 기자 arira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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