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외 (1)
김종길
넓은 들 휘모는 바람 겁나
하늘이 두려워 옆으로 기어가나
파란 잎새 밑에 숨은 노랑이
뒤엉키다 맺은 사랑의 열맨가
밝은 햇볕이 그리도 싫은가
벌 나비 사랑놀음 관음족인가
참 외 (2)
내뿜는 향기 참지 못한 욕정
칠흙 어두움 뚫고 덮치려다
몰매맞던 어린 그 시절 그리워
첫사랑 만나려 모란시장 돌다
노점할머니 참외떨이 한바구니
노란 옷 벗긴 백옥 속살
황홀한 그 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