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까치 설날
김 종길
“까치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엄니는 인절미 가래떡 만들고
작은 엄니는 놋그릇 제기 닦고
막내엄니 삼색나물 부침개 부치며
사랑방 아버지 밤 치는 소리
건문어 예술품 삼촌이 만들고
가풍 잡는 할머니 담뱃대 소리
집안 가득 시끌벅적 우애 쌓는 소리
설빔 흰 운동화 매만지다
사촌들과 다리 포갠 깜박 잠에
멍멍개 짓는 첫번째 세배 손님에 깨어
얼음물에 세수하고 때때옷 입고
깡충깡충 돌담길 돌고 돌아 큰집에서
곁눈질로 대충대충 차례지내고
동네어른 세배에도 떡국과 덕담뿐
유과 한쪽에 친구끼리 우정 쌓고
친가 외가 오가는 반가운 웃음소리
보름까지 온 동네를 들썩이는 풍물소리
노총각노처녀 어깨춤 들썩들썩
세배 돈 없이도 즐겆고 행복했던 명절
까치 까치설날이 있던 그 시절
태산 같은 보리고개 즐겁게 넘던
내 고향 설날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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