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셔온 시/모셔온 시

시 모음

철산. 케네디 2016. 2. 24. 03:53


 

빗소리/박건호

빗소리를 듣는다
밤중에 깨어나 빗소리를 들으면
환히 열리는 문이 있다
산만하게 살아온 내 인생을
가지런히 빗어주는 빗소리
현실의 꿈도 아닌 진공상태가 되어
빗소리를 듣는다
빗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얼마나 반가운 일이냐
눈을 감으면 넓어지는
세계의 끝을 내가 간다
귓 속에서 노래가 되기도 하는 빗소리
이 순간의 느낌을 뭐라고 표현할까
빗소리를 듣는다
빗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얼마나 반가운 일이냐




/고정희
가슴 밑으로 흘러보낸 눈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거친 마음 적시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부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오 그리운 이여
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
우리들 가슴 속의 수문을 열자
봄비 찰랑대는 수문을 쏴 열고
꿈꾸는 들판으로 달려나가자
들에서 얼싸안고 아득히 흘러가자
그때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리
다만 둥그런 수평선 위에서
일월성신 숨결 같은 빛으로 떠오르자
길 위에 있는 동안 행복하다/김재진
둥근 우주같이 파꽃이 피고
살구나무 열매가 머리 위에 매달릴때
가진 것 하나 없어도 나는
걸을수 있는 동안 행복하다.

구두 아래 길들이 노래하며 밟히고
햇볕에 돌들이 빵처럼 구워질때
새처럼 앉아 있는 후박꽃 바라보며
코끝을 만지는 향기는 비어 있기에 향기롭다.

배드민턴 치듯 가벼워지고 있는 산들의 저 연둣빛
기다릴 사람 없어도 나무는 늘 문 밖에 서 있다.

길들을 사색하는 마음속의 작은 창문
창이 있기에 집들은 다 반짝거릴수 있다.

아무것도 찌르지 못할 가시 하나 내보이며
찔레가 어느새 울타리를 넘어가고
울타리 밖은 곧 여름
마음의 경계 울타리 넘듯 너어가며
걷고 있는 다리는
길 위에 있는 동안 행복하다



희망/김광규


희망이란 말도 엄격히 말하면 외래어일까.
비를 맞으며 밤중에 찾아온 친구와 절망의 이야기를
나누며 새삼 희망을 생각했다.
절망한 사람을 위하여 희망은 있는 것이라고
그는 벤야민을 인용했고, 나는 절망한다
그러므로 나에게는 희망이 있다고 데카르트를 흉내냈다.
그러나,
절망한 나머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 유태인의 말은 틀린 것인지도 모른다.
희망은 결코 절망한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희망을 잃지 않은 사람을 위해서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희망에 관해서 쫓기는 유태인처럼
밤새워 이야기하는 우리는 이미 절망한 것일까,
아니면 아직도 희망을 잃지 않은 것일까.
통근이 해제될 무렵 충혈된 두 눈을
절망으로 빛내며 그는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렇다.
절망의 시간에도 희망은 언제나 앞에 있는 것.
어디선가 이리로 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우리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싸워서 얻고 지켜야 할 희망은 절대로 외래어가 아니다.
견딘다는 것/함진원
견디고 있는 것들 많다
산은 산대로
바다는 바다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견디고 있는 것들 많다
가슴 서늘한 미루나무,
그렁그렁 눈물 머금은 초승달,
엄마 잃은 괭이갈매기, 또 있다
정림사지 오층석탑, 눈 맞고 서 있다

견디고 있는 것들 많다
물은 물대로
땅은 땅대로
하늘은 하늘대로
강은 강대로
내일 기다리는 희망이 문 열고 있다



행복/나태주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겸손/이해인



자기 도취의
부패를 막아주는
겸손은
하얀 소금

욕심을 버릴수록
숨어서도 빛나는
눈부신 소금이네

'그래
사랑하면 됐지
바보가 되면 어때'

결고운 소금으로
아침마다 마음을 닦고
또 하루의 길을 가네
짜디짠 기도를 바치네

무시당해도 묵묵하고
부서져도 두렵지 않은
겸손은
하얀 소금





열두달의 친구이고 싶다/이해인


1월에는 가장 깨끗한 마음과 새로운 각오로
서로를 감싸줄수 있는 따뜻한 친구이고 싶고

2월에는 조금씩 성숙해지는 우정을 맛볼수 있는
친구이고 싶고

3월에는 평화스런 하늘빛과 같은 거짓없는
속삭임을 나눌수 있는 솔직한 친구이고 싶고

4월에는 흔들림없이 처음만날때 느낌으로
대할수 있는 변함없는 친구이고 싶고

5월에는 싱그러운 봄의 기운과 우리서로에게만
전할수 있는 욕심많은 친구이고 싶고

6월에는 전보다 부지런한 사랑을 전할수 있는
한결같은 친구이고 싶고

7월에는 즐거운 바닷가의 추억을 생각하며
마주칠수 있는 친구이고 싶고

8월에는 뜨거운 태양아래서 힘들어 하는
그들에게 웃는 얼굴로 차가운 물 한 잔 줄 수 있는
여유로운 친구이고 싶고..

9월에는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고독을 함께
나누는 분위기 있는 친구이고 싶고..

10월에는
가을에 풍요로움에 감사할 줄 알고
우리 이외의 사람에게 나누어 줄줄 아는
마음마저 풍요로운 친구이고 싶고..

11월에는
첫눈을 기다리며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열중하는 낭만적인 친구이고 싶고..

12월에는
지나온 즐거웠던 나날들을 얼굴 마주보며
되뇌일 수 있는 다정한 친구이고 싶다.




겨울비/김종길


겨울비 후두기는 저녁 어스름
우산을 들고 집을 나선다
일 년에 한 두번 얼굴을 맞대는
옛 동기생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다.

동기생들의 반은 이미 고인이 되었다
지금 십여 명이 서울에 살고 있지만
한 두 사람은 연락이 닿지 않고
한두 사람은 병석에 갇혀 있어
모처럼 모인다 해도 반밖에 나오질 않는다.

그러나 가장 허물없는 사이가 그들이다
지금은 백발에 주름잡힌 얼굴들이지만
모이면 모두 육십 년 전으로 되돌아가
버릇없는 중학생들이 되어 즐겁기만 하다.

망년회란 한 해를 잊자는 것인가
아니면 나이를 잊자는 것인가
아니면 그 두 가지를 다 잊자는 건가
겨울비 후두기는 저녁 어스름
늙은 동기생들을 만나러 집을 나선다. 


 
희망가/문병란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절망 속에서도
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
사막의 고통 속에서도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에서도
보리는 뿌리를 뻗고
마늘은 빙점에서도
그 매운맛 향기를 지닌다

절망은 희망의 어머니
고통은 행복의 스승
시련없이 성취는 오지 않고
단련없이 명검은 날이 서지 않는다

꿈꾸는 자여, 어둠속에서 멀리 반짝이는 별빛을 따라
긴 고행길 멈추지 말라

인생항로
파도는 높고
폭풍우 몰아쳐 배는 흔들려도

한 고비 지나면
구름 뒤 태양은 다시 뜨고
고요한 뱃길 순항의 내일이 꼭 찾아온다 


 
인연설/만해 한용운


인연설 1

세상 사람들은 참 어리석습니다
그리고 눈이 너무 어둡습니다
그것을 생각할 때
스스로 우스워집니다

세상 사람들은 먼먼
더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러나 가까운 것은 벌써
가까운 것이 아니며
멀다는 것 또한 먼 것이 아닙니다

참으로 가까운 것은
먼곳에만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또한 먼곳도 가까운 것도 아닌
영원한 가까움인줄
세상 사람들은 모르고 있습니다

말이 없다는 것은
더 많은 말을 하고 있습니다
말이 많다는 것은 정작
할말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사를 한다는 것은
벌써 인사가 아닙니다
참으로 인사를 하고 싶을땐
인사를 못합니다
그것은 어쩔 수없는 더 큰
인사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사랑하고 있는 사람앞에선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안합니다
안한다는 것이 아니라
못한다는 것이 사랑의 진리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땐 잊는다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때 뒤돌아 보지않는 것은
너무도 헤어지기 싫은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함께 있는 것입니다



인연설 2

진정 사랑하는 사람앞에서는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리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수가 없다는 말입니다.

진정 잊었을때는
잊었다는 말은 없습니다.

헤어질때 돌아보지 않는것은
너무나 헤어지기 싫기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함께있다는 뜻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앞에서 우는것은
그 사람을 잊지 못한다는 것이요.

사랑하는 사람앞에서 웃는것은
그 사람과 행복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알 수 없는 표정은
이별의 시작입니다.

떠날때 울면
잊지 못한다는 증거요
가다가 달려오면
잡아달란 증거요

떠나가다
전봇대에 기대어울면
오직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인연설 3

함께 영원히 할 수 없음을
슬퍼하지 말고 잠시라도 같이
있을 수 있음에 기뻐하고

더 좋아해주지 않음을
노여워하지 말고 이만큼
좋아해주는 것에 대해 만족하고

나만 애태운다고 원망치 말고
애처롭기만 한 사랑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줄 수 없음에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말고
그의 기쁨으로 여겨 함께
기뻐할 줄 알고

알 수 없는 사랑이라
일찍 포기하지 말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간직할 수 있는

나는 당신을
그렇게 사랑하렵니다 


 

살아온 세월은 아름다웠다/유안진


살아온 세월은 아름다웠다고
비로소 가만가만 끄덕이고 싶습니다

황금저택에 명예의 꽃다발로 둘러 쌓여야만이
아름다운 삶이 되는 것은 아니라고
길지도 짧지도 않았으나 걸어온 길에는
그립게 찍혀진 발자국들도 소중하고
영원한 느낌표가 되어 주는 사람과
얘기거리는 있었노라고...

작아서 시시하나 안 잊히는
사건들도 이제 돌아보니
영원한 느낌표가 되어 있었노라고...

그래서 우리의 지난 날들은
아름답고 아름다웠으니
앞으로도 절대로 초조하지 말며
순리로 다만 성실을 다하며
작아도 알차게 예쁘게 살면서
이 작은 가슴 가득히
영원한 느낌표를 채워 가자고...

그것들은 보석보다 아름답고 귀중한
우리의 추억과 재산이라고
우리만 아는 미소를 건네 주고 싶습니다

미인이 못 되어도
일등을 못 했어도
출세하지 못 했어도
고루고루 갖춰 놓고 살지도 못해도
우정과 사랑은 내 것이듯이
아니 나아가서 우리의 것이듯이
앞으로도 나는 그렇게 살고자 합니다

그대 내 가슴
영원한 느낌표로 자욱져 있듯이
나도 그대 가슴 어디에나
영원한 느낌표로 살아있고 싶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어둠에 대하여/김행숙


때로 어둠은 들뜬 세상도
가라앉혀 주곤 하지
이글대던 해 서산마루 넘어가고
천천히 노을이 물들면
모두들 돌아갈 고향 생각에 잠기지

그러나 어둠에 길들면
세상을 다시 보는
깊은 눈도 생기게 된다는데

내 가까이로 가라앉는 숨결
다소곳이 땅은 두 손 내밀어
힘겨웠던 날들 땀방울을 씻어주지

어둠은 하루치 빛을 키우는 시간
발 밑의 눅눅한 그림자
슬픈 죄와 고통일지라도
바다처럼 품어주는 가슴 같은 것
적적할 때 기대는 어깨 같은 것



하늘/박두진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머얼리서 오는 하늘은
호수처럼 푸르다.

호수처럼 푸른하늘에
내가 안기다 온몸이 안긴다

가슴으로, 가슴으로
스미어드는 하늘
향기로운 하늘의 호흡

따가운 볕
초가을 햇볕으로
목을 씻고

나는 하늘을 마신다
자꾸 목말라 마신다

마시는 하늘에
내가 익는다
능금처럼 마음이 익는다 


 
가을 사랑/도종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귀천/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왔더라고 말하리라



마음이 아름다우니 세상이 아름다워라/이채

밉게보면
잡초 아닌 풀이 없고,

곱게 보면
꽃아닌 사람이
없으되 ,
그대를 꽃으로
볼 일이로다.

털려고 들면
먼지없는 이 없고,
덮으려고 들면
못 덮을 허물없으되,

누구의 눈에
들기는 힘들어도
그 눈 밖에 나기는
한순간이더라.

귀가 얇은 자는
그 입 또한
가랑잎처럼 가볍고 ,

귀가 두꺼운자는
그 입 또한 바위처럼
무거운 법.

생각이 깊은자여!
그대는 남의 말을
내 말 처럼 하리라.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하고 ,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하고,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하고,

깊음은 사람을
감동케하니,

마음이
아름다운자여!
그대 그 향기에
세상이 아름다워라




인연의 잎사귀/이해인

수첩을 새로 샀다
원래 수첩에 적혀있던 것들을
새 수첩에 옮겨 적으며 난 조금씩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취할 것인가
어느 이름은 지우고
어느 이름은 남겨 둘 것인가
그러다가 또 그대 생각을 했다

살아가면서 많은 것이
묻혀지고 잊혀진다 하더라도
그대 이름만은
내 가슴에 남아 있기를 바라는 것은
언젠가 내가 바람 편에라도
그대를 만나보고 싶은 까닭이다

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이 있겠지만
그대와의 사랑, 그 추억만은
지워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그것이 바로 내가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까닭이다

두고두고 떠올리며
소식 알고픈 단 하나의 사람
내 삶에 흔들리는 잎사귀 하나 남겨준 사람

슬픔에서 벗어나야
슬픔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듯
그대에게 벗어나
나 이제 그대 사람이었다는 것을 아네

처음부터 많이도 달랐지만
많이도 같았던 차마 잊지 못할
내 소중한 인연이여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백창우


이렇게 아무런 꿈도 없이 살아갈 수는 없지
가문 가슴에 어둡고 막막한 가슴에
푸이제부터 걸른 하늘 열릴 날이 있을거야
고운 아침 맞을 날이 있을 거야
길이 없다고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그대, 그 자리에 머물지 말렴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그 길위로 희망의 별 오를테니

길은 가는 사람만이 볼 수 있지
길을가는 사람만이 닿을 수 있지
걸어가렴, 어느 날 그대 마음에 난 길 위로
그대 꿈꾸던 세상의 음악 울릴테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어갈 길 사이에
가을나무처럼 그대는 고단하게 서 있지만
길은 끝나지 않았어, 끝이라고 생각될 때
그때가 바로, 다시 시작해야할 때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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