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당신
김용택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어둠 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 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 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었지요
아
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
김 용 택 시인
전북 임실 출생인 시인은 1982년 창비에서 발행한 21인 신작 시집 '꺼지지 않는 횃불로'에 시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나왔다. 1986년 김수영문학상, 1997년 소월시문학상, 2012년 윤동주문학대상을 받았다.'섬진강' , '맑은 날'을 시작으로 시집을 여럿 냈고 산문집, 동시집도 다수 묶었다. '바다로 간 큰 밀잠자리' 등 자연을 소재로 아이들이 볼 수 있는 책들도 출간했다. 태어나고 자라 다니던 덕치초등학교에서 오랫동안 교사생활을 했다. 지금은 퇴직해 글을 쓰고 강연을 다닌다.
김용택 시인에게 섬진강은 태어날 때부터 지금까지 ‘부모 같고, 형제 같고, 제 몸같이’ 자연스럽게 곁에 있던 곳이다. 매일 아침, 강변 산책을 한다는 김용택 시인은 “가만히 강변을 걷고 있으면 자연이 내게 말을 건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글로 옮겼을 뿐인데 시인이 됐다고 했다. 섬진강과 김용택 시인은 그렇게 삶을 동행했다.
70여 년 평생을 섬진강과 함께 살아 온 그가 4년 전, 전라북도 임실군 덕치면 섬진강 변에 새롭게 살림집을 차렸다. 유년 시절과 신혼살림의 추억을 간직한 구옥은 ‘김용택 시인 문학관’으로 새 이름을 받았고, 부부는 그 옆에 서재와 살림집을 새로 지어 살고 있다. 살림집의 모든 설계는 아내 이은영 씨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7년 동안 여러 집을 구경하며 본인이 꿈꿔왔던 것들을 현실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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