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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랭이꽃/ 류시화

철산. 케네디 2020. 4. 9. 21:10

 

패랭이꽃

류 시화

 

살아갈 날들보다

살아온 날이 더 힘들어

어떤 때는 자꾸만

패랭이꽃을 쳐다본다

한때는 많은 결심을 했었다

타인에 대해

또 나 자신에 대해

나를 힘들게 한 것은

바로 그런 결심들이었다

이상하지 않은가 삶이란 것은

자꾸만 눈에 밟히는

패랭이꽃

누군가에게 무엇으로 남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잊혀지지 않는 게 두려워

자꾸만 쳐다보게 되는 

 


 

 

      

 

시 인

 

본명 안재찬 (류시화)

1957년 출생

경희대학교 국문학과 졸업

198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1980~1982년 시운동 동인 활동

1983~1990년 작품 활동 중단,

구도자의 길로 들어섬.

명상서적 번역 <성자가 된 청소부>, <성자가 되기를 거부한 수도승>, < 장자, 도를 말하다>, < 새들의 회의> 40여 권 번역.

1988년 명상센터 체험.

1989년 두 차례에 걸쳐 인도를 여행. 라즈니쉬 명상센터 체험.

1988~1991년 명상센터 생활.

1991년 명상 구도 에세이집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출간.

1994 태국, 스리랑카, 인도, 네팔, 히말라야 여행.

1996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출간.

1998 잠언시집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엮음.

1999 자연에 대한 잠언시집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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