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마음속에 피는 꽃이다
鐵山 김 종길
아침신문에 나태주 시인의 “행복”이란 시를 소개한 것을 보았다.
“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이 행복이란다.
나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충격과 무더운 여름 소낙비 같은 신선함을 느꼈다.
내 머리 속에 뒤엉킨 먹구름은 무엇이고, 주변에 널려있는 불행의 씨앗들은 무엇인가? 신문 사회면을 뒤덮은 수많은 불행의 늪에 빠진 갈등과 사건들....
행복은 무엇이고 불행은 무엇인가?
60억 인구 중에 손의 지문이 같은 사람이 없는 것처럼 행복은 각자의 환경에 따라 그 조건과 느낌, 기쁨과 만족감도 다르다. 행복은 눈으로 볼 수 있는 형체나 가치가 객관화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느끼는 생각일 뿐이다. 세계적으로 가난하거나 문화수준이 낮은 부탄과 코스타리카 등 후진국들이 오히려 행복지수가 높다. 행복의 판단기준은 개개인 또는 그 사회집단의 주관적인 관념이다. 생활환경, 경제력, 문화수준이 높아갈수록 끝없이 욕구수준도 높아간다. 많은 것을 가진 자가 더 높은 욕망과 현실의 차이로 인해 불행하다는 생각의 늪에 빠져버린 사람들을 주변에 흔히 볼 수 있고 늘려있는 현상이다.
모든 인류가 추구하는 행복이란 무엇일까.
그 해답은 이해인 시인의 ‘행복의 얼굴’에서 “힘들다고 해서 행복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고, 행복하다고 해서 고통이 없다는 뜻이 정말 아님”을 힘주어 읊었다.
개인별 행복의 조건은 시대와 문화, 지리적 여건, 연령별, 삶의 계층 간, 생활환경 등에서 개인별로 차이가 있다. 행복의 대상이 물질적인 가치, 사화적인 가치, 정신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행복의 성취과정도 난이도, 결과의 질과 양에 따라 행복의 느낌도 다르다. 행복은 고정되거나 지속되는 것이 아니다. 욕망의 대상이 변하고 높아짐으로 이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고통과 행복이 순환되는 것이다. 욕망과 고통이 없는 행복은 있을 수가 없다. 누구도 본적이 없는 행복은 각자의 마음속에 있고, 긍정적인 정신에서 본인만이 느낄 수 있는 마음에서 피는 꽃이다.
나는 행복한가?
나는, 평범한 행복의 조건인 의식주가 해결되어 있고, 기초노령연금을 못 받을 정도로 가진 것이 있단다. 나이에 비해 우리부부는 건강한 편이고, 가족들도 건강하다. 손자들도 잘 자라고 있어 행복의 평범한 조건을 다 갖추고 살아가고 있다.
나는 복지관에서 건강을 위하여 요가 단전호흡을 수련하고, 취미생활을 위해 사진촬영과 동영상을 배우기도 한다. 풍물을 배우면서 둥근 북을 내리치고 장단의 조화에 맞춰 장구를 치니 흥겨우면서도 스트레스마저 날려 보낸다. 생명존중을 위한 어른들의 우울증과 자살예방상담활동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깨닫고, 내 정신이 더욱 부자가 되었다. 수필을 쓰면서 파란만장한 우리세대의 추억을 솟아내니 마음의 먼지가 없어지는 것 같아 속이 시원하고 즐겁다. 아직은 지병으로 먹는 약이 없을 정도의 건강에 감사하고, 매일 30분 이상 물이 흐르는 실개천변 나무우거진 성남 야탑역 부근 여수 천을 걷는 것도 즐거움을 더해준다. 적은 돈이지만 해외아동들을 위하여 나누는 것도 마음의 행복에 보탬이 되고 있다. 생명은 존엄하지만 내가 소생 가능성 없는 중병일 때, 구차한 생명연장기구 사용을 중단하기를 바라는 ‘사전의료의향서‘를 작성하였다. 기회가 되면 장기기증을 할 계획이므로 행복하고 축복 받는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보리 고개가 있던 어린 시절 명절에 운동화도 아닌 흰 고무신 한 컬레에 행복감에 하늘을 날았다. 제사 때만 먹을 수 있었던 흰쌀밥에 배부름이 백만장자가 된 기분이었다. 일본 유학생인 친척이 준 귤 한 개를 온 가족이 한쪽씩 정답게 나누어 먹고 세계여행을 한 기쁨이었다. 가난 했기에 새로움과 먹는 배부름, 나누는 정이 행복했던 시절이었다.
남이 가진 행복을 내가 탐하며 내가 불행의 늪에 빠질 이유가 없지 않는가.
남의 눈으로 나를 보고, 마음 속에 비밀 창고에 있는 내 행복을 찾아 꺼내어 누리자.
눈만 낮추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누구나 가지고 있고, 느낄 수 있는 마음속의 작은 꽃들이 모두가 행복이다.
집도 있고, 가족도 있고, 언제나 흥얼거릴 수 있는 내 18번 노래도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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